제 삶을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는 왜 이 형태일까
문장을 움직이는 부분은 -아/어 줘서 고마워요다. 동사를 -아/어 형으로 바꿔 줘서 앞에 놓으면 그 일을 해준 데 대한 감사가 된다. 해줘서는 하다(to do)에 주다(to give)가 얹힌 형태이고, 문장을 따뜻하게 만드는 쪽은 주다다. 그냥 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해준 일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. 상대가 한 일이 아니라 나를 그렇게 만든 일이라면 -게 하다가 먼저 들어간다. 웃다는 웃게 해줘서가 된다. 그리고 빠진 것이 있다. 이 문장 어디에도 you에 해당하는 말이 없다.
이 문장을 여섯 개 언어 원문에서 두 번씩, 열두 번 우리 번역기에 넣었다. 열두 번이 보여 준 것의 대부분은 우리 프롬프트가 이미 정해 둔 것이었다. 프롬프트는 감사 자리에 고마워요를 쥐여 주고, -아/어 줘서 고마워요 틀을 다섯 개 동사로 여섯 번 시연하며, 당신을 아예 금지한다. 그러니 열두 번 모두 고마워요로 끝나고 당신이 한 번도 안 나온 것도, 열두 번 중 열 번이 줘서 틀에 안착한 것도, 규칙이 작동한 것이지 발견이 아니다. 틀을 떠난 두 번도 뭘 지어낸 게 아니다. 같은 목록의 다른 항목인 덕분에 행복해요로 갔을 뿐이다. 프롬프트가 끝내 대 주지 않는 것은 줘서 앞에 채울 말이다. 이 문장은 프롬프트 어휘집에 없기 때문이다. 열두 번이 스스로 골라야 했던 자리는 거기 하나뿐이었고,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. 틀에 남은 열 번 중 다섯 번은 행복을 관형형으로 명사에 붙였고(행복한 삶을 만들어줘서), 다섯 번은 술어를 꾸미게 두었다(행복하게 해줘서).
- 삶을 행복하게 해준 데 대한 감사 — 제 삶을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(je salmeul haengbokhage hae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행복한 삶을 만들어 줬다고 말하는 형태 — 행복한 삶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(haengbokhan salmeul mandeureo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앞을 덜어낸 가장 짧은 형태 —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(haengbokhage hae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매일을 더 빛나게 해줬다고 말하는 형태 — 매일을 더 빛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(maeireul deo binnage hae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줘서 앞에는 무엇을 넣을 수 있을까
태어나줘서 고마워요는 팬들이 생일 배너에 쓰는 줄이다. 팬 문화에 자리 잡은 문구이면서, 동시에 앞자리에 태어나가 들어간 같은 틀일 뿐이다. 생일 문구는 한국어 생일 메시지에 따로 모아 두었다. thank you for being born을 세 개 언어 원문에서 두 번씩 넣어 봤더니 여섯 번 모두 바로 이 줄로 돌아왔다. 보이는 것만큼 대단한 결과는 아니다. 우리 프롬프트가 이 문구를 통째로 건네면서, 직역보다 이쪽을 쓰라고 적어 두었기 때문이다. 프롬프트가 정해 주지 않은 것은 철자였다. 태어나줘서가 네 번, 태어나 줘서가 두 번. 보조용언은 붙여 써도 띄어 써도 되니 한국어 쪽은 둘 다 맞고, 마침 우리 프롬프트도 한 곳은 붙여서 다른 곳은 띄어서 적어 두었다. 그러니 이 갈림은 한국어의 성질이라기보다 우리 불일치가 되돌아온 것일 가능성이 적어도 그만큼은 크다.
- 태어나 준 데 대한 감사 —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(taeeona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목소리를 들려준 데 대한 감사 — 목소리 들려줘서 고마워요 (moksori deullyeo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웃게 해준 데 대한 감사 — 웃게 해줘서 고마워요 (utge hae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만나게 해준 데 대한 감사 —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(mannage haejwoseo gomaw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덕분에는 언제 쓸까
-줘서 고마워요는 사람이 한 일에 감사한다. 덕분에는 다르게 움직인다. 원인을 먼저 대고 그다음에 일어난 일을 말하기 때문에, 문장 끝의 감사 표현이 선택이 된다. 원문을 because of you 쪽으로 다시 짜서 — 문장 네 개를 두 번씩 — 여덟 번을 돌렸다. 여덟 번 모두 덕분에로 돌아왔고 줘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. 다만 이것도 먼저 밝힐 것이 있다. 우리 프롬프트는 덕분에 행복해요를 예시로 들고 있다. 이 갈림길은 한국어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깔아 둔 것이다. 게다가 새기까지 한다. 원문을 바꾸지 않은 thank you for making my life happy도 영어에서 보낸 두 번 모두 덕분에로 돌아왔고, 끝에 고마워요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. 아래 첫 줄이 그 출력에서 꼬리를 잘라낸 것이다.
격식은 다른 축에서 움직인다. 우리 번역기에는 내려갈 수 없는 바닥이 있다. 존댓말로 쓰고 반말은 절대 쓰지 않도록 정해져 있다. thank you for being born이 같은 줄의 반말형인 태어나줘서 고마워로 돌아오지 않은 이유가 그것이다. 그 바닥 위에서는 원문을 따라간다. I am deeply grateful that you gave me happiness는 두 번 다 행복을 주셔서 깊이 감사드려요까지 올라갔다(두 번째는 감사해요). 주셔서와 감사가 한 칸씩 오른 것이다. 어느 층에 설지는 따로 정할 문제이고, 그 사다리는 한국어 감사 인사에서 다룬다.
- 덕분에 삶이 행복해졌다는 말 — 덕분에 제 삶이 행복해졌어요 (deokbune je salmi haengbokhaejyeosse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덕분에 다시 웃을 수 있다는 말 — 덕분에 다시 웃을 수 있어요 (deokbune dasi useul su isse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덕분에 매일이 특별하다는 말 — 덕분에 매일매일이 특별해요 (deokbune maeilmaeiri teukbyeolhae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
- 덕분에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는 말 — 덕분에 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(deokbune jeo jasineul saranghaneun beobeul baewosseoyo) 이 문구로 팬카드 만들기